토요일 낮, 점심 먹으러 슬리퍼 끌고 외출했다가

영화를 또 한편 보고왔다.


셰이프 오브 워터




언뜻 영화 목록들을 훑어 보았을 때, 평이 꽤 좋았고 상을 많이 받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된다면 한 번 보러가야겠다고, 막연히 몇 주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위 장면이 영화 포스터로 사용되었는데, 

포스터만 보면 이루어질 수 없는 생명체와의 애틋한 사랑을 다루고 있겠다 하는 정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흠... 

그런데 나는 영화 초반부터 여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할수 없을 뿐이었다.

사람의 손을 두개나 물어뜯어 절단시킬만큼 폭력성, 야생성을 가진 괴생명체에 아무런 겁도 없이 다가가서, 

그의 순수한 눈을 보고 사랑의 감정이 생긴다...?

말을 하지 못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유일한 대상이다...?


여주인공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해준 과정이 충분히 나와있지 않았고

갑작스런 사랑의 감정이 생겨버린 결과가 납득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이 이후로 나오는 성적인 장면들이 아름다워 보이지도 않았고.






이 영화에는 많은 사회적 약자들, 사회적 편견의 대상들이 나온다.

말을 못하는 농인, 괴생명체, 냉전시대의 흑인, 동성애자,

그리고 그에 대비되어 폭력적이고 잔인한 성격을 띤 냉전시대 강대국의 백인남자.


두 대상의 로멘스 정도로만 영화를 이해하기에는, 등장인물 설정이 편한 마음을 가지지 못하게 했다.






여러 이유로,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썩 명쾌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복잡미묘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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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마지막 날,

퇴근 하고 나서 슬리퍼를 질질 끌고 집 앞 영화관에 다시 다녀왔다.


오늘의 영화는 리틀 포레스트




원작이 있는 걸로 알고있는데, 원작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영화 내용도 모르고 보고왔다.


이 영화를 짧게 평 내리자면,

드라마 + 삼시세끼 + 다큐멘터리가 복합된 영화...?


삼시세끼나 윤식당을 보면 아무 생각없이 릴렉스하게 되는것처럼 이 영화도 그랬다.


위 영화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시골에서 접할 수 있는 신선한 식재료와 심지어 꽃잎으로도 뚝딱뚝딱 음식을 만들어 해먹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사시사철 제철 음식들의 색감이 너무 이뻤고, 맛있어 보이게 요리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전원생활을 대리만족시켜주었다.






그리고 김태리 배우가 너무나도 돋보이게 나오는 영화


오버스럽지 않게 영화의 템포에 맞추어 편안함을 보여주는 연기를 한다.

꾸미지 않았는데 수수하게 예뻤다.



막 재밌지는 않았지만

영화에 동화되어 2시간동안 그저 흐뭇하게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열려있는 집 문을 보며 

뭔가 알고있다는 듯 김태리 배우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끝났는데,

집에 와 있는 사람은 과연 엄마였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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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에 관람했던 월요일이 사라졌다


내가 언제 토요일에 보러갔었지...?ㅋㅋ




보러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간략한 줄거리만 읽어봤는데

인류 개체수 폭증으로 인한 정부의 인구 규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탈출기(?) 정도로만 알고 갔다.


이 영화 타이틀인 "월요일이 사라졌다" 에서 월요일이 사람 이름인줄도 모른채로.




월화수목금토일이 사람 이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리고 그 7인을 한 명이 연기한다는 걸 알고 나서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 7쌍둥이를 연기한 카렌 셋멘 역의 누미 라파스가 정말 연기를 잘 해주었다.





액션, 스릴러 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너무 잔인하거나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경쾌한 액션들이 나와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한편으론 이 일곱쌍둥이들의 처한 현실이 많은 생각들을 하게 했는데,

나머지 6명의 동생들을 배신한 첫째 먼데이의 선택을 보면서도 첫째를 함부로 욕할 수가 없었다.


사실 나머지 자매들을 배신한 대상이 먼데이가 아니라 그 누구였더라도,

바깥세상을 일주일에 한 번 밖에 나가지 못하는 감옥같은 생활과

카렌 셋멘이라는 대표적인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가면같은 삶을

어느 누가 평생을 견디고 싶어했을까.


결국엔 이 일종의 인류 말살 정책을 세상에 까발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자매들을 보며 통쾌함을 느꼈다.


몇몇 자매들이 죽기 전에 다같이 살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마지막 발버둥을 치다 결국엔 죽음을 맞은 동생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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